스타강사 이지영쌤이 말해주는 스토커 썰

  • 내가왔소 2023.03.09
  •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세화여고 교사가 된 지영쌤 평소에도 화사하게 입는 걸 좋아하는 지영쌤은 트레이닝복을 주로 입는 신림동 고시촌 사람들과 다르게 눈에 띌 수밖에 없었는데 퇴근시간에 고시생들에게 헌팅을 당하기도 했다고 함  

     

    어느날 퇴근하고 버스에서 내려서 길을 건너려고 신호를 기다리는데 웬 남자가 다가왔다고 함  

     

    저렇게 입고 음산한 기운을 풍기는 남자가 옆에 어깨를 바싹 대고 서서 하는 말이 "몇 살이예요?" 지영쌤은 에둘러서 "나이 많습니다." 라고 대답했고 그 남자는 "저 한번 만나 봐요." 라고 했다고 함 "관심 없습니다." 라는 말을 듣고는 홀연히 사라졌다고 함 다음날  

     

    또 기다리고 있었음 거기서 또 하는 말이 "생각해 봤어요?" 지영쌤은 이 남자를 떨쳐내려고 단호하게 "남자친구 있어요." 라고 말했다고 함 근데 그 남자가 "남자친구 없잖아요" 라고 말했다고 함 이때 소름이 쫙 돋았다고 핸드폰을 꺼내들자 그제야 사라졌다고 함 이날부터 지영쌤은 정시퇴근이 무서워져서 좀 더 늦게 퇴근함  

     

    평소에는 버스에서 내리면 5시 반이라 학원 끝난 고시생들이 바글바글한데 7시쯤에 내리니 인적이 드물었음 근데 그 사람이 또 나타남 하는 말 "오늘은 늦었네요..." 지영쌤 "자꾸 이러시면 사람 불러요." "칫..." 하고 사라졌다고 함  

     

    그 다음날은 내려야 할 정거장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다고 함 오래 걸어야 하지만 그 사람 만나는 것보단 나으니까 한동안 그렇게 하니까 그 남자를 피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 어느날 원룸에 월세를 내야 하는 날이었음 그때는 인터넷뱅킹이 잘 안 되어 있어서 현금으로 월세를 냈고 어쩔 수 없이 평소에 내리던 정거장 근처에 있는 ATM기계로 갔음 돈을 뽑고 핸드백에 넣고 핸드백을 딱 껴고 나서는데 누가 어깨를 확 잡아챘음  

     

    그 말 걸던 남자였음 아귀에 힘을 꽉 주고 잡았다고 함 지영쌤은 너무너무 무서웠는데 돈도 있고, 소리를 지르면 이 사람이 어떻게 할 지도 모르고 해서 그냥 걸어갔다고 함 그 남자는 보폭을 맞춰 걷고...;; 그런데 이대로 집에 들어가서 월세를 내면 집주소도 노출되는 상황  

     

    용기를 내서 신림동 파출소까지 도달한 지영쌤 그때쯤 되니까 이 스토커는 또 사라졌다고 함 당시에는 스토커 처벌법이 없어서 경찰들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었고, 대신 경찰관의 번호를 받아 왔다고 함 그런데 집에 바로 들어가면 또 그 남자가 쫓아올 수도 있으니  

     

    한시간 반을 밖에서 마트며 서점이며 떠돌며 집에 늦게 가서 주인아줌마에게 월세를 내고 쓰러져 잠들었다고 함 이날이 금요일 다음날은 토요일인데 그때는 노는 토요일 그냥 토요일이 있어서 일찍 퇴근하셨다고 함 해가 쨍쨍한 대낮에 퇴근하고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즐겜하고 계셨던 지영쌤 헤드셋까지 끼고 게임에 열중하시는데  

     

    당시 클랜 소속이셨고 보이스챗도 하면서 얘기를 나누면서 게임을 하시는데 헤드셋을 너무 오래 끼고 있어서 답답한 느낌에 리스폰될 때까지 헤드폰을 잠깐 벗었음 어디서 똑 똑 똑 똑 거리는 소리가 나는 거임

     

     

    지영쌤이 사는 방은 502호 문 밖을 내다볼 수 있는 작은 거울이 있음 지영쌤은 아무 생각 없이 문 밖에 내놓은 쓰레기가 바람에 날렸구나 싶은 생각에 문을 열었는데 누가 있는 거임

     

     

    학생들: 허억...  

     

    그 사람은 엄청 창백하고 눈은 흰자가 푸르스름할 정도고 눈물이 그렁그렁(?)하고 이를 꽉 깨물고 있었다고 함 연쇄살인범이 있다면 이런 눈일까? 하는 살기와 증오와 분노가 가득한 눈이었음  

     

    다행인 것은 문을 조금밖에 안 열었다는 것인데 문을 닫으려 해도 지영쌤이 맘먹고 힘 주고 있는 그놈을 힘으로 이길 수가 없었음 그렇게 숨 막히는 정적과 함께 대치상태가 몇 분이나 지속되었다고 함... 그런데 방 안에서 핸드폰이 갑자기 띠링! 울려서 놀란 마음에 힘을 팍 줬더니 문을 탁 닫을 수 있었다고 문제는 그 다음  

     

    4층에 사는 친절한 주인집 아줌마가 오고 경찰이 오고 하는 건 다른 문제고 그 집에서 어떻게 살겠음 경찰에 신고하고 싶어도 CCTV도 없고...  

     

    울며불며 주인집 아줌마에게 그간 있던 일을 다 털어놨더니 아주머니도 이사가는 게 낫겠다고 하심  

     

    지영쌤은 바로 다음날 낙성대역에 똑같은 시세의 방을 구하고 대학 동기 몇십명을 불러서 부랴부랴 이사를 하셨다고 함  

     

    그 뒤로는 미국도 다녀오시고 대학원도 가시고 ebs강사도 하시고 너무너무너무 바빠서 뭐 다른 데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고 함 몇 년이 지나고 신림동에 선배들, 교수님들과 약속이 생겨서 오랜만에 신림동에 간 지영쌤  

     

    모임 참석자들에게 정신없이 전화를 돌리는데 예전에 돈을 뽑았건 그 ATM기 앞을 지나던 지영쌤 누가 또 어깨를 잡아챘다고 함  

     

    지영쌤: 그 사람은 그 모자랑 그 옷밖에 없는 게 틀림없어. 지영쌤에게 하는 말  

    개소름 다행히 선배가 바로 도착해서 그 남자는 도망을 갔고 이 남자가 지영쌤 인생의 가장 큰 미스테리라고 함 도대체 집에는 왜 왔으며 숫자는 왜 셌으며... 제일 소름돋는 점 이 사람이 지영쌤 인생 최악의 스토커가 아님. 몇 놈 더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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